남강 유등(流燈) / 배 종영 장인자 2023-07-13 23:14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접시 위에 기름 졸아드는 것은곧 끝날 일이니오늘밤은 유등이 또두근두근하다 이내울렁거린다 놓아 주듯, 등릉 떠밀 듯등(燈)을 놓는 것은 늘 기슭의 마음한때 밝았던 마음 한쪽을 뚝 떼어 물에 띄우면등은 또 어둠을 밀며자기 발밑을 밝힌다 산이, 들판이 기슭에서 그 이름을 버리고 강으로 걸어가듯마음의 기슭에서 마음을 버리고 등(燈)의 등을 떠민다그러나 유등'툭 멈추지 않고 다만 흐를 뿐흐르다가 다시 물의 가장자리 풀섶 어디쯤멈칫거린다 일렁인다는 것은아주 떠나지 않는다는 것떠났으니 차마 머뭇거리겠다는 것어두어질수록 더 붉게 타는 물빛 작정하고 보내는 기슭의 마음은무수히 되돌아아온 물주름으로다시 볕 밭을 아루지만어둠만 총총할 뿐 그 볕 밭엔 이미아무것도 자랄 수가 없다. 작정하고 잃어버린 그 자리에피지직, 심지 하나 꺼진다칠흑의 마음을눈 뜬 손으로또 더듬는다 출처: (사)용인 문인협회 장인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 배추모종 / 손 거울 23.08.10 다음글 쉼 / 박 옥임 2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