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 손남호 2014-03-04 00:08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 김태훈 작년 10월경 서울대의대가 2015년 입학시험부터 문과생의 지원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가 올 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류되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문과생이 인문과학 내지 사회과학을 전공하여야 하고 이과생은 자연과학이나 응용과학을 전공하여야 한다는 사고는 이제 구시대의 산물로 무덤으로 보내야 하는 시대가 이미 다가왔다고 본다. 암흑의 중세시대를 보내고 희망찬 근대를 연 르네상스의 주역 네오나르도 다빈치가 전형적인 융합인재 즉 이과와 문과를 아우르는 통섭인재의 시초라고 알고 있다. 현재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의 대학에서도 융합인재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제조업 중신의 대량생산시대는 주어진 역할만 성실히 수행하면 회사나 개인은 미래가 보장되었다. 하지만 21세기에 와서는 과거의 자세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본주의는 소비중심의 사회이다. 글로벌 선진국은 모두 제품이나 서비스가 넘쳐나지만 다양한 개성과 욕구를 가진 개인이 쉽게 소비에 나서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눈과 귀에 확실하게 어필하지 못하는 제품은 바로 도태되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전자제품의 대명사인 일본의 소니전자는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적 제품으로 글로벌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질주에 밀려서 부도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한마디로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경쟁의 물결 속에서 강자만이 살아남는 시대이다. 바로 미래의 경쟁력은 인문과 과학을 하나로 연결하는 융합에서 나오는 것이다. 의사들의 직장인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의료시장의 개방과 영리병원시대의 도래는 의료분야의 가혹한 경쟁을 유도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병원도 글로벌 병원과 경쟁하려면 의학적 능력과 인문학적 소양도 갖춘 의사들로 포진하고 있어야 한다. 단지 병원의 경쟁력을 위하여 융합적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의사는 사람을 상대로 치료행위를 전개하는 전문가이다. 최근의 경제적으로 성공한 의사들의 일탈행위가 매월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는 의료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만 가득하고 의사로서 소명의식이 전혀 없는 의료상인의 최후라고 본다. 사람의 존엄함에 대하여 확고한 가치관이 없는 사람이 의사가 되면 의료현장에서 비윤리적 사고가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의사도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직업적 도리와 사회인의 도리를 다하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하여 의사도 최소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 생명의 가치를 모르는 의사가 뇌사판정에 임하는 것은 사실상 살인행위와 다름이 없다고 본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노인층의 의료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정된 의료인력만 가지고 넘쳐나는 의료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주어진 의료자원을 가지고 가장 필요로 하는 환자를 치료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의사집단의 역할이다. 이를 위하여 행정학, 경제학, 법률학을 비롯한 사회과학적 소양도 필요하다고 본다. 르네상스시대의 모토가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의사들도 고대의 현인들의 가르침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어를 통하여 사람의 도리를 배우고 장자를 통하여 인생을 의미를 찾아가는 의사가 진정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의사상이라고 본다. 손남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 용인도시공사 출신들. 사표제출하고 출마하라 14.04.28 다음글 공영의료와 민영의료의 기로에서 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