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경의 문화칼럼 2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혁명
손남호 2013-07-22 07:40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밴드 주소복사

본문

내 꿈은 “엘 시스테마 코리아”(가칭)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2013072216378.jpg

이미 오래 전 언론을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이 운동에 관련된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빈민가 및 범죄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쥐어주고 음악으로 그들을 선도한 대 프로젝트이다.

 

지금은 전 세계 25개국 이상에서 ‘엘 시스테마’를 모델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대성공을 거둔 혁명임에 틀림없다.

 

1975년, 경제학자이자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그는 서울시 평화상도 수상하였다)가 음악을 통해 새로운 베네수엘라를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8명의 젊은 음악가들을 모아 최초의 국립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든 것이 이 운동의 시초였다.

 

빈민가의 차고나 창고를 전전하며 연습하던 이 오케스트라는 성공적인 공연을 치르며 점차 규모를 키워갔고, 35년 간 약 30만 명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악기를 나누어 주고 음악을 가르쳐왔단다.

 

빈곤 계층, 가난과 폭력, 마약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던 아이들이 악기를 연주하면서 비로소 자신을 찾고 미래를 꿈꾸게 되었다는 것이 바로 이 운동의 핵심이자 성과이다.

 

거리를 떠돌던 아이들에게 소속감을 안겨주고, 질서, 책임과 의무, 배려와 화합 등을 익히게 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준 것이다.

 

아이들이 겪는 이러한 변화는 가족과 이웃에게까지 전해져 가난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던 베네수엘라를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켰으니 역시 음악의 힘은 위대했다. 더 놀라운 것은 여기서 세계적인 음악가도 배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나날이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자살, 가족의 해체, 붕괴도 늘어났다. 죽음을 택하거나 거리로 나가는 아이들을 방관할 순 없다. 이들을 보듬고 선도하여야 할 책임이 어른들에게 있다.

 

나는 이미 뜻을 같이하는 12명의 음악가들을 모았다. 우리는 악기 연주만이 아니라 노래도 가르칠 것이다. 다양한 음악 직업인들을 배출할 것이며, 아이들이 장차 다양한 진로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러려면 정부와 기업들의 경제적 도움이 필요하다.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도움이 절실해질 것이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이 아름다운 혁명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져서 수많은 청소년들이 새 삶을 찾게 된다면, 이 땅의 문화도 새옷을 입게 되리라 기대한다. 생각만 해도 벅차고, 준비를 하면서도 우리의 가슴은 벌써 뛰고 있다.

 

윤혜경 / 음악 칼럼니스트, 뮤직필 대표

댓글목록

용인인터넷신문 | 우17027 (본사)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포곡로 159 삼성 쉬르빌 107동 204호
제보광고문의 010-5280-1199, 031-338-1457 | 팩스 : 031-338-1458 E-mail : dohyup1266@hanmail.net
인터넷신문 등록일 2006.6.15 | 등록번호 경기 아00057호 | 발행인:손남호 | 편집인:장인자 | 청소년보호책임자:손남호
Copyright© 2004~2025 용인인터넷신문 All right reserved | Designed by BLESS 031)954-8601

기사제보
----------
취재요청
----------
광고
제휴문의
----------
청소년
보호상담자
지정 및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