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경의 문화칼럼 16, 명품 악기가 주는 교훈 손남호 2013-05-14 23:15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세계에서 가장 비싼 현악기는 이탈리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다. 참고로 세계 3대 명품 악기로는 스트라디바리우스 (Stradivarius), 아마티 (Amati,) 과르네리 (Guarneri)가 있다. 수십 억 원에 달하는 이 악기는 일반인들은 구경조차 할 수 없는 명기이고, 연주자들에겐 꿈의 악기이다. 이 악기는 어떻게 탄생되었으며, 어떤 매력으로 이렇게 고가(高價)를 유지하게 되었는가. 게다가 사람을 악기와 비유할 순 없지만 명품 악기들은 ‘인내하며, 무릎 꿇고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인간들에게 남긴다. 1645년부터 1715년 사이에, 이 지구상에는 소빙하기라 부를 만큼 몹시 추웠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절 그 무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생존했던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가 바로 가문비나무다. 다른 나무들은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다 얼어 죽었으나 가문비나무만큼은 맹렬한 추위를 이기고, 생명을 유지했다. 나무가 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나무의 밀도를 최소한으로 좁혀야만 한다. 그래서 그 당시의 가문비나무들이 추위에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나무밀도를 최소한으로 좁혔다는 것이다. 바이올린을 만드는 재료는, 나무밀도가 좁으면 좁을수록, 구멍들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아름답고 청명한 소리가 나는 것이다. 그래서 밀도가 가장 좁은 소빙하기에 자란 가문비나무를 잘라, 그것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동안 물에 담그고, 꺼내서 말리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한 후에, 그 나무를 잘라서 잘 다듬어 만든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이다. 이 악기가 명기가 된 것, 최고의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비결이 여기에 숨어 있는 것이란다. 지금은 스트라디바리우스(94살까지)가 만든 1116개의 바이올린 중에 약 700여 개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최고가로 팔린 악기는 일본 대지진 참사 이후, 일본 음악재단이 지진 구호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경매에 내놓았던 바이올린이었는데, 이때 ‘Lady Blunt’라는 이름의 스트라디바리우스가 980만 8천 파운드(약172억 원)에 팔렸다. 과거에 어느 부호가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회에 와서 그녀의 연주를 듣고는 완전히 반해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이런 귀한 바이올린은 당신 같은 뛰어난 연주가가 연주해야 한다.”고 하면서 정경화씨에게 준 일도 있었다. 세계적인 연주회에서 그녀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이 바로 그 스트라디바리우스인 것이다. 오래 된 바이올린일수록 동체의 나무가 소리를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도 명품만의 장점이다. 만들어진 지 400년이 넘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점점 더 청아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모든 연주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혹독한 추위와 시련을 견뎌내야 명품으로 탄생된다는 것, 오래 될수록 깊이 있는 소리를 낸다는 것....우리도 새겨야 할 덕목이다. 윤혜경/ 음악 칼럼니스트, 뮤직필 대표 손남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 윤혜경의 문화칼럼 17, 놀이 문화와 시민 의식 13.05.29 다음글 윤혜경의 문화 칼럼 15, 비움의 미덕 13.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