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경의 문화칼럼4, “멈출 수 없는 이유”
손남호 2012-12-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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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수많은 물고기 가운데 유독 상어만 부레가 없다. 부레가 없으면 물고기는 가라앉기 때문에 잠시라도 유영을 멈추면 죽게 된다. 그래서 상어는 태어나면서부터 쉬지 않고 움직여야만 하고, 그 결과 몇 년 뒤에는 바다 동물 중 가장 힘이 센 강자(强者)가 되었다. 심장이 뛰는 인간도 호흡을 멈출 수 없고, 생각을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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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잘스 선생님, 당신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95세의 나이임에도 아직까지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스페인 태생으로 첼로의 성자(聖子)로 불렸던, 세계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에게 젊은 신문기자가 물었다. 그는 머뭇거리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내 연주 실력이 아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오.”

음악가들 사이엔 다음과 같은 명언이 있다. 음악도들의 연습실에 반드시 붙어있는 글귀이기도 하다.

 

 “연습을 하루 거르면 내가 알고, 이틀을 거르면 평론가가 알고, 일 주일을 거르면 청중이 안다.”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

 

악기뿐인가. 운동이든, 어학이든, 다이어트, 퍼즐 맞추는 일조차도 인내심이 없으면 금세 포기하고 마는 게 인간의 속성이거늘 인내하며 무슨 일에든 자신과의 싸움을 포기하지 않아야 목표달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우리는 TV 중계를 보면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피나게 연습해온 과정을 볼 수가 있다. 그들의 상한 몸과 영광의 상처는 눈물을 자아낼 만큼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나의 스승은 “마음을 비우는 일조차도 피아노 연습을 하듯 매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고 말씀하셨다. 즉, 하루도 거르지 않음으로써 몸에 밸 때까지 연마하는 것,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연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곤충학자 파브르는 집주소가 공원이었다고 한다. 곤충이 너무 좋아 밥도 굶은 채 공원에서 책을 읽다 잠을 자기 일쑤였고 (물론 가난이 원인이기도 했다) 집배원이 어렵게 배달해준 “교직 시험 1등 합격” 통지서도 공원에서 받았다고 하니 그에겐 곤충 연구가 최고의 즐거움이었나보다.

 

좋아하는 일에는 장애물이 있을 수 없고, 집념은 가난도 막지 못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의 의미를 다시 새기게 하는 사례이다.

 

연주자들이 연습을 멈출 수 없듯이,

운동선수들이 땀 흘리기를 멈출 수 없듯이,

신앙인들이 기도를 멈출 수 없듯이,

호흡하는 사람이라면 고민을 멈출 수가 없다.

고민을 멈추는 순간부터 인간에게 더 이상 발전은 없다고 했다.

 

걸어 다니기 싫은 사람이 자동차를 만들었고, 높은 데 걸어 오르내리기 귀찮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 오늘도 오던 길 멈추지 못하고 끝없이 전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고, 바로 이것이 “삶”인 것이기에.

 

연습을 거를 때마다, 즉 자신과의 약속을 어길 때마다 식사를 한 끼씩 거르는 건 어떨까?

 

벤자민 프랭클린은 “고통을 겪어야 강하게 된다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가를 알라. 인내할 수 있는 사람은, 그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역경은 인간을 낳고, 행운은 괴물을 낳는다.’는 프랑스 속담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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