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경의 문화칼럼 3, 여성들이여 깨어나라!
‘브런치 콘서트’는 요즘 문화 아이콘이 되고 있다.
손남호 2012-12-0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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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다, 공연장마다 브런치 콘서트엔 언제나 청중들이 넘쳐나고 있다. 아침을 깨우는 공연일 뿐만 아니라 졸고 있는 여성들의 의식을 흔들어 깨우는 데에도 일조하였다.

 

브런치 콘서트를 가보지 않고는 현대인이 아니며, 여성들의 대화에 끼지도 못하는 정도가 되었다. 아예 모임이나 약속을 콘서트장이나 그 공연 시간대로 잡는 것이 예사가 된 듯하다.

 

이렇듯 11시의 여성 스케줄이 달라진 것은 변혁이 아닐 수 없다. 활기 넘치는 아내의 화려한 외출에 동행하는 남편들도 있긴 하지만 역시 브런치 콘서트의 대세는 여성이다. 11시에 공연장으로의 외출이 가능한 게 여성이긴 했지만 이토록 점화에 성공하리라 누가 짐작했겠는가!

 

공연장마다 ‘브런치 콘서트’, ‘마티네 콘서트’, ‘한낮의 음악회’ 가 성황을 이루는 것은 이미 오래 된 일이다. 그 열기는 전국적으로 퍼져 이제 어느 공연장에서도 오전 시간의 콘서트는 낯설지 않다.

 

저녁에만 열리는 음악회의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무료했던 주부들의 점심시간을 문화의 장으로 끌어들인 성공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클래식이라고 하는 고급 장르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매우 주목할 일이다.

 

난해하지 않은 클래식 명곡들, 친절한 해설, 수준 높은 연주자들의 출연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면, 몇 가지 개선 사항과 미비한 부분들도 눈에 띈다. 여전히 터져나오는 악장 간의 박수,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 주부들의 특징인 ‘참을 수 없는 수다’, 부리나케 퇴장하는 절반의 청중들이다.

 

클래식 음악은 지휘자가 지휘봉을 완전히 내려놓기까지, 내려놓은 이후의 여운까지도 감상해야 한다. 그리고 연주자들이 무대에서 완전히 퇴장할 때까지 박수를 보내는 것이 예의이다. 그러나 ‘11시 콘서트’에 익숙해진 청중들은 공연 후의 주차장 혼잡을 염려하여 마지막 작품 연주가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퇴장을 한다.

 

지휘자가 아직 지휘대에 서있음에도 말이다...

 

절반의 청중이 나간 이후에, 남아있는 절반의 애호가들이 보낸 박수와 환호에 답하고자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는 앙코르를 연주한다. 그 도중에도 여기에서 황급히 퇴장하는 청중들의 구두소리가 감상을 방해한다.

 

이러한 몇 가지 문제점만 개선된다면 ‘브런치 콘서트’는 성공 사례로 손꼽힐 것이다. 오전의 콘서트를 감상하고, 쾌적한 공연장 주변을 산책하거나 지인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는 우아한(?) 주부들은 이제 우리 문화의 저력이자 핵심 군대가 되었다.

 

이러한 여성 파워에 한 마디 더 주문을 하자면 자녀들의 방학 숙제인 ‘청소년 음악회’에서도 문화인의 자세를 보여주자.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의 청소년 음악회는 방학 숙제로 전락하였고, 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자녀들을 공연장으로 보낸다.

 

더러는 함께 와서 로비에서 또는 커피숍에서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리곤 한다. 청소년 음악회의 목적은 숙제가 아니라 가족 단위의 공연 감상을 촉구하는 것이다. 가족이 공유하는 문화, 함께 즐기고 감상 후 느낌을 나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조사 기관에 의하면 문화 예술 부분의 지출에서 여성들이 우세하여 소비 형태마저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여성이 매사에 적극적이며, 감성적이고, 가족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까지 사고의 틀에 갇혀있었고, 감정을 억제하도록 교육 받아왔으며 교육, 생활 풍토(여성에 대한)가 취미생활의 자유를 제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한 보수적 풍토와 분위기가 최근 봇물 터지듯 여성들의 문화생활에 불을 지핀 것이다.

 

그뿐인가. 개국 이래 최초로 여성 대통령 후보까지 나온 시대가 왔다.

여성들이여!

부디 우리 문화계가 눈부신 발전을 이룰 때까지 그 힘찬 행진을 멈추지 마소서... 남편과 자녀들의 의식까지 일깨워 주소서....

 

윤혜경/ 음악 칼럼니스트, 뮤직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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