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고향은 못 가도 자원봉사는...” 2005-09-01 09:07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DMZ에서 농촌마을까지 열정 불태우는 ‘젊은 경기 대학생자원봉사단’ 지난 여름방학. 매일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장마전선, 열대의 스콜처럼 무섭게 쏟아졌다가 잠시 소강상태를 반복하는 날씨. 이런 외적조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우는 젊음들이 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자신들의 전공에 따뜻한 마음까지 보태 도움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곳을 찾아 이름다운 마음을 나누는 청춘이 있는 곳. 지난 7월 11일 치러진‘젊은경기 대학생자원봉사단’발대식의 열기를 이어 DMZ에서 산간오지마을까지 봉사활동을 펴고 있는 대학생 자원봉사현장을 찾았다. 경원대 한의대 한방의료봉사팀 가평군 마장2리 마을회관. 마장2리 주민들이 만사를 제쳐두고 이곳으로 모였다. 경원대 한의대학생 60여명이 농촌 어르신들에게 무료한방진료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온 것이다. {{http://yiinews.com/img/0901-06.jpg||455||341||2||1}} {{http://yiinews.com/img/0901-07.jpg||455||341||2||1}} {{http://yiinews.com/img/0901-08.jpg||455||341||2||1}} 평생 제대로 된 병원 치료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할머니, 제 때 제 때 식사를 챙겨 먹지 못해 허증이 누적된 할아버지.... 이들에게 손자뻘 되는 대학생들이 맥을 짚으며 상담하고 있는 모습, 그 내용을 침구진료부에 기록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채로움을 넘어 보이지는 않지만 실재하고 있던 경계선이 일순간에 무너져내리는 감격이 솟구친다. 혹자는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른다. 대학생들이 하면 얼마나 한다고.... 하지만 놀랍게도 여기서 하루에 놓는 침의 개수만 3,000여 개 정도, 뜸은 600여 개 정도 된다. 하루에 방문하는 환자 수만 55명~60명이다. 밤만 되면 욱신욱신 쑤시는 무릎 통증에 잠을 설쳤다는 박남숙 씨(50)는 이들이 온 날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말도 마~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무릎이 쑤셨어. 선생님들이 얼마나 꼼꼼하게 봐주는지 이젠 세상모르고 잘 자.” ‘2005 대학생평화대장정’에 아름다운 동행 ‘2005 대학생 평화대장정’에 나서는 대학생 500여명의 힘찬 함성이 임진각 평화누리 내 통일기원 돌무지특설무대를 달궜다. 이들은 지난 8월 1일 평화누리를 출발해 금강산~고성~철원~연천~파주로 이어지는 350km의 국토대장정을 끝내고 8월 14일 임진각에 당도했다. 이제껏 남에서 북으로, 동에서 서로 이어지는 행군은 많았지만 북에서 남으로 뻗어 내려 온 것은 이번 대학생평화대장정이 처음이다. 평화팀·통일팀·상생팀·생명팀·자봉팀으로 구성된 500여 명은 ‘함께 나누는 평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세계에 인간이 파괴했던 DMZ를 생명과 상생으로 바꾸는 전도사가 될 것임을 자처했다. 특히 ‘젊은 경기 대학생자원봉사단’ 100여명은 대원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전 일정의 준비와 행사를 지원하는 자원봉사로 통일의 길을 개척하는 데 일조했다. 경원대 미대 벽화그리기봉사팀 {{http://yiinews.com/img/0901-09.jpg||455||341||2||1}} 성남시 은행2동 참동이어린이집. 경원대 미대학생 20여명이 어린이집 주차장에 벽화를 그리고 있다. 이전까지 어둡고 외진 자리에서 자칫 우범지대로 전락할 뻔한 곳에 학생들의 붓끝이 지나가자 색색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벽화전시장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총 20명으로 구성된 경원대 미대 벽화봉사팀은 노인들이 운영하는 빵집의 벽화를 그려주는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집의 그림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로 벽면을 장식했다. 우중충한 회색벽돌이었던 주차장에 먼저 하얗게 화이트로 밑그림을 그리고 페인트가 마르기까지 하루를 기다린다. 다음에 선을 따라 색을 입히면 형형색색의 미키마우스가 탄생한다. 네다섯살짜리 꼬마들은 기뻐할 일만 남은 것이다. 동아리팀장인 김미경(미대 3학년, 미대 학생회장) 학생에게 가장 힘들 때가 언제인지 물었다. “자원봉사요? 늘 해왔던 일이라 힘든 건 없어요. 헌데 즐겁게 하지 않는 사람 보면 성질나요.” 그래서인가. 그녀는 30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눈물같은 땀을 훔치면서도 연신 싱글거렸다. 봉사를 받은 수요처인 참동이어린이집 조혜련 원장은 “더이상 바랄 게 없다”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의 의미를 공유하는 그런 모범지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만족해 한다. 동남보건대 안경광학과 봉사동아리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대안학교인 한겨레학교 교사숙소를 빌린 동남보건대 안경광학과 학생 30여명이 60세 이상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시력검사와 함께 무료로 안경을 맞춰드리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은 접수를 받고 시력측정을 한다. 2학년 학생들이 근거리 돋보기를 확인하고 나면 교수님이 처방을 내린다. {{http://yiinews.com/img/0901-04.jpg||455||341||2||1}} {{http://yiinews.com/img/0901-05.jpg||455||341||2||1}} “볼펜 끝을 따라 오세요. 할아버지 어지럽지는 않으세요? 이젠 괜찮으세요? 됐습니다. 옆으로 가서 안경 맞추세요.” 지도교수(김정희·동남보건대 안경광학과 교수)의 처방이 끝나자 학생들이 안경을 가지고 피팅을 하면 새 안경이 맞춰진 것이다. 산골 오지에 살면서 한 번도 안과 병원을 가 본적이 없다는 한 할아버지는 대학생봉사활동 덕분에 광명을 찾았다며 세상이 다 환해 보인다고 했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홍보활동부터 했다. 칠장리 이장(이창열·63)은 메가폰을 잡고 동네방네 이웃동네까지 방송을 며칠동안 방송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과 교수님이 이렇게 열심인데 저도 힘 닿는데까지 도와야죠. 글쎄, 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맨날 뿌연 세상만 보다가 학생들 덕분에 광명을 찾았다니까요.” 이장님은 곧바로 학생들에게 줄 복숭아를 따러 가야 한다며 바지를 접고 일어섰다. 성결대 봉사동아리 ‘빛과 소금’ 안산시 원곡동. 성결대 봉사동아리 ‘빛과 소금’의 대학생자원봉사자 세 명이 도금공장에 다니는 외국인근로자의 아파트를 방문, 3층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쳐 쉬고 있는 그를 위로하고 있다. 학생들이 사 온 과일을 건네자 살롬(29세)이라는 이름의 방글라데시 청년은 감동이야! 를 연발하며 고마워한다. {{http://yiinews.com/img/0901-01.jpg||455||341||2||1}} {{http://yiinews.com/img/0901-02.jpg||455||341||2||1}} {{http://yiinews.com/img/0901-03.jpg||455||341||2||1}} 자신들의 삶에 관심 같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가 살아가는 힘이 되는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의 존재는 도우미 이상의 또 하나의 가족이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땅을 찾은 외국인근로자에게 관심갖고 늘 자원봉사활동을 해왔지만 동아리 팀장인 박성호(성결대 신학부 3년)이번 만큼은 마음이 아픈 걸 어쩔 수 없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미남형의 방글라데시 친구가 의료보험카드가 없어 병원도 못가고 집안에서만 소극적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것도 그렇고, 외로운 이방인에게 자주 찾아와 위로해주지 못한 것도 그렇다. “그래도 한국이 좋아요. 일자리가 많잖아요. 우리나라(방글라데시)는 일할 데가 없어요.” 한족 다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엉거주춤 앉아 있어도 친구가 있어서인지 ‘살롬’은 오늘만큼은 마냥 즐겁다. 경희대치대 KODA · 수원여대 치위생과 봉사동아리 부천시근로자종합복지관 3층. 2001년 4월부터 매월 둘째 넷째주 일요일이면 이곳 복지관 강당은 수색개의 의자를 가장자리로 밀어놓고 치과로 변하고, 러시아·몽골·미얀마·스리랑카·방글라데시·베트남·파키스탄 등지에서 온 외국인근로자들이 치과진료를 받느라 소란스럽다. 복지관 강당에 임시로 만들어놓은 치과진료 체어는 모두 10세트. 각 체어마다 잇몸치료를 받는 사람, 충치치료를 받는 사람 등으로 빈 곳이 없고 예비치과의사와 예비치과위생사들은 접수·상담·진료·처방·도우미 등으로 나뉘어 저마다 동분서주한다. 이곳에선 모든 것이 무료다. 또 외국인근로자 누구나, 어디서나 와도 다 환영한다. 경희대치대 봉사동아리 코다(Kyeonghee Old Dental Association)의 유창선(30·본과 2학년)씨는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까 낯익은 얼굴들이 많다며 한 환자와 농담까지 주고받는다. “스킬이 하나 더 늘었다는 것보다 나를 원하는 곳에서 사심없이 힘껏 일해봤다는 게 더 즐거워요. 저희 동아리는 82년 무의촌진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면면히 이어내려오고 있어요. 선배님들이 한 것을 계속 이어가야죠” 이들이 이곳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벌써 6년째에 접어 들었다. “치과의료봉사는 비용이 좀(?) 드는 봉사활동이지만 어렵더라도 우리 힘으로 계속 꾸려가야죠.”라고 말하는 그를 보면서 세상은 아직도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 추석에는 어쩌면 이곳에 와 외국인근로자들의 진료봉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동아리팀장 유창선 씨는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추석 때 고향은 못 가더라도 자원봉사는 해야죠.” 오늘날 자원봉사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봉사를 실천함에 있어서는 많은 미흡한 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2천명에 달하는 ‘젊은 경기 대학생자원봉사단’은 지금도 DMZ에서 오지마을까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쭈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 삼성생명 비추미 홈경기서 우리은행에 패배 05.09.02 다음글 <font color=green>공공임대주택 입주 희망자</font> 0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