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여행]거제시 지심도를 찾아! 용인인터넷신문 2010-03-12 01:14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동백꽃이 수 놓는 화려한 레드카펫 밟자 동백꽃은 겨울꽃이다. 겨우내 피고 지기를 거듭한다. 하지만 동백꽃이 가장 보기 좋은 때는 봄날이다.따사로운 봄 햇살 아래 핀 동백꽃은 겨울철의 모진 삭풍 속에서 어렵사리 피었을 때보다 빛깔이 훨씬 더 선명하고 꽃송이도 탐스럽다. 봄빛 완연한 지금, 동백나무 우거진 남해안의 여러 섬들은 춘흥(春興)에 겨운 동백의 아우성으로 요란하다. 여기저기 앞다퉈 핀 동백꽃들이 섬뜩하리만치 아름답고도 요염하다. 기나긴 겨울 가뭄과 짧은 꽃샘추위 탓에 예년만큼 환상적인 동백꽃 세상을 구경하기는 어렵지만, 겨울의 묵은 때를 씻고 화사한 봄빛을 만끽하기엔 전혀 모자람이 없을 성싶다. 나의 봄은 경남 거제시 지심도의 동백꽃과 광양 섬진마을의 매화를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다. 최소한 둘 중 하나라도 구경해야 새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거제시 일운면의 지심도를 찾았다. 천리길을 달려 도착한 장승포항에서 다시 작은 여객선을 타고 20분쯤 더 가야 지심도에 닿는다.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지심도행 여객선을 오르내렸다. 겨우내 절간처럼 고즈넉했던 나루터는 동백꽃을 구경하러 온 상춘객들로 장바닥처럼 붐빈다. 지심도의 북쪽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오는 해안선 전망대. 지심도와 장승포항 사이의 직선거리는 5km도 안 된다. 문자 그대로 지호지간(指呼之間)인 셈이다. 그런데도 지심도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 같은 느낌을 준다. 시간의 흐름이 한동안 멈춰버린 섬인 듯 변화가 더디다. 처음 찾았던 십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굳이 변화를 찾는다면, 민박집들의 외형이 좀 더 깔끔해지고 환해졌다는 사실, 그리고 한려해상국립공원 관리소(거제 분소·055-635-5421)가 설치한 나무데크 전망대와 난간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는 점뿐이다. 사실 도시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외딴섬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는 점은 지심도만의 매력이다. 울창한 상록수림 고스란히 보존 지심도 북서쪽 비탈의 울창한 대나무 숲. 지심도에는 17세기 중반 무렵인 조선 현종 때 15가구가 처음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에 일본군 1개 중대가 주둔하면서 섬 전체를 요새로 만들었다. 지금도 지심도에는 일본군이 콘크리트로 견고하게 구축한 포 진지, 탄약고, 서치라이트 보관소, 방향표지석 등의 군사시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광복과 함께 일본군이 철수한 뒤로 지심도는 섬 전체가 국방부 소유 국유지가 됐다. 그 덕에 무분별한 개발 바람을 피할 수 있었고, 울창한 상록수림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올 수 있었다. 지심도는 전체 면적이 0.356㎢에 불과하다. 해안선 길이를 다 합쳐도 3.7km밖에 안 된다.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섬이다. 하지만 섬 전체가 상록수림에 뒤덮여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더욱이 이곳의 상록수림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숲이 아니다. 원시적 자연미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천연림이다. 한낮에도 어스레할 정도로 동백나무, 후박나무, 팔손이나무, 해송 같은 아름드리 고목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특히 동백나무가 숲 전체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서 지심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동백섬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이맘때쯤이면 섬 전체에 붉은 동백꽃이 만발하고, 발길 닿는 곳곳마다 수백 수천 송이의 동백꽃들이 송두리째 떨어져 땅바닥에 나뒹구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런 광경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매년 봄마다 지심도를 다시 찾곤 한다. 현재 지심도에서 ‘섬마을 바다풍경’이라는 민박집을 운영하는 조동일(59) 씨도 우연히 찾은 지심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한 7, 8년 전쯤 됐나? 아마 요맘때쯤 되었을기라. 포항에서 살고 있을 땐데 집사람하고 동백꽃 구경한다꼬 여길 왔다가 첫눈에 반했뿐기라. 그래서 당장 포항 집을 정리해뿔고 이리 들어온기라.” 지심도의 북쪽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오는 해안선 전망대. 동백꽃 만발한 봄날의 지심도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어딜 가나 붉고 탐스러운 동백꽃 세상이다. 이곳의 동백꽃은 12월 초에 피기 시작해서 봄기운이 무르익는 4월 하순쯤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 대략 다섯 달쯤 이어지는 개화기에는 어느 때라도 아리따운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지만, 나뭇가지마다 무리 지어 핀 꽃은 바로 이맘때쯤에만 볼 수 있다. 지심도에는 의외로 길이 잘 나 있다. 일주도로의 총길이가 약 3.5km로, 해안선 길이와 엇비슷하다. 하지만 자동차 도로는 없다. 삼륜 오토바이가 간신히 지날 수 있을 법한 시멘트도로 아니면, 두어 사람이 나란히 걸을 만한 오솔길이 섬 구석구석까지 이어진다. 게다가 이곳의 오솔길은 대부분 동백숲길이다. 어느 길을 걸어도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열병하듯 늘어서 있다. 땅바닥은 푹신하고, 숲 그늘은 상쾌하며,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이 두 볼을 어루만지는, 기분 좋은 숲길이다. 아이들을 무동태운 채 걷기에도 좋고, 연인끼리 다정히 손잡고 거닐어도 좋다. 이 오솔길을 따라 2, 3시간만 걸으면 섬 구석구석을 샅샅이 둘러볼 수 있지만, 같은 길을 두세 번씩 반복해 걸어도 지루하거나 식상하지 않다. 멀리 경기도 부천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이정순(37) 씨는 다소 들뜬 목소리로 “지심도 좋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좋은 곳인 줄은 몰랐어요. 오솔길도 좋고, 숲도 좋고, 바다도 좋아서 오래도록 그리워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일본군이 지심도 곳곳에 구축해 놓은 포 진지. 지심도의 오솔길에서는 쪽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활주로도 만나고, 붉은 꽃송이가 수북하게 깔린 동백꽃 터널도 지난다. 한창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동백나무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인지, 아이들의 웃음이 끊긴 학교와 바닷가 언덕의 외딴 농가조차도 동화 속의 집처럼 아름답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동박새와 직박구리의 노랫소리도 흥겹다. 이렇듯 정감 어린 지심도 동백숲의 오솔길을 자분자분 걷다 보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 가뿐해진다. ■ 여행 정보 숙박 지심도에는 동백하우스(055-681-3001), 섬마을바다풍경(055-681-6901), 해돋이민박(055-681-7180), 홍씨민박(055-681-7182), 동백섬민박(055-681-7181), 피싱하우스(055-682-4024) 등의 민박집만 있다. 그리고 장승포항에 위치한 거제도비치호텔(055-682-5161), 라이트하우스호텔(055-681-6363), 닉스모텔(055-682-2688) 등은 장승포항과 지심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전망이 좋다. 맛집 거제 평화횟집의 도다리쑥국. 지심도에는 정식 식당이 없다. 식사를 하려면 민박집에 부탁해야 한다. 숙박 손님이 아니더라도 미리 주문하면 해물파전, 가정식 백반, 매운탕, 닭백숙 등을 차려주기도 한다. 장승포항의 항만식당(055-682-4369)은 싱싱한 해물을 듬뿍 넣어 끓인 해물뚝배기와 해물김치찌개가 시원하고 맛깔스럽기로 소문난 집이다. 그리고 남해안의 봄철 별미로는 향긋한 쑥국에 싱싱한 도다리를 넣고 끓여낸 도다리쑥국이 으뜸이다.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의 가조페리선착장 부근에 자리 잡은 평화횟집(055-632-5124)을 비롯한 여러 음식점에서 도다리쑥국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가는 길 승용차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IC(14번 국도)→신거제대교→고현→옥포→두모로터리→거제문화예술회관 앞→장승포 지심도 도선장 여객선 ‘동백섬호’가 장승포항의 지심도 도선장(055-681-6007)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평일 5회 출항한다. 하지만 날씨, 요일, 계절에 따라 운항 횟수와 운항 시간이 달라지므로 전화로 미리 정확한 운항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지심도까지는 20분가량 걸린다. 이용객이 많은 주말과 휴일에는 수시로 운항한다. <자료출처 : 대한민국 정책포탈><함안/ 신정윤 기자> 용인인터넷신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 추억을 찾아 여행을 떠나요! 10.09.01 다음글 캐리비안 베이, 용인시민 특별할인 이벤트 09.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