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 걸려든 풍경 / 이이화
장인자 2024-04-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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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없는 년은 넘어지면
꼭 자갈밭이라더니
좋은 계절 다 젖혀두고
뼛속까지 시린 이월에
꽃잎 틔운다고 지지리 궁상떠는 매화
혹심한 갯바람 위협에 맞서
서슬 푸른 독종으로 버티다가
끝내 모가지 댕강 날아가는 동백
혼자 고상한 척하더니
돌아서는 뒤끝은 신물나게 너절한 목련
순진한 듯이 홍조 띠고
온 동네 사내 다 홀려내는
화냥기 넘치는 진달래
변덕 심한 뺑덕어멈처럼
눈알 어지럽히다가
순식간에 후르룩 지고 마는
벚꽃과 개나리
도도하고 방자한 저 모습도
열흘을 못 버티고
개털이 될 거라며
평론가의 면도날 비평은
수위를 높이지만
오지랖 넓은 햇살 볼모 삼아
해마다 전국 순회공연을 고집하는
들불보다 더 화사한 꽃들의 오기



출처: 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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