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축하와 위로는 돈이 아닌 마음으로!
손남호 2013-11-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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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수지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임 김 연 주

 

2회말이 끝나고 3회초에 접어든 내게 2013년 하반기는 결혼식의 연속이었고 현재도 계속 진행형이다. 믿을 수 없게도 내주변의 대부분 친구·직장동료들의 결혼식이 2013년 하반기 나의 주말 스케줄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다.

 

결혼이라는 제2의 인생의 첫발을 내딛는 그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함께 설레기도 하지만 결혼시즌을 맞이하며 급격히 얇아진 내 지갑을 보고 있노라니 외로이 남은 내 모습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서글퍼진다.

 

축·부의금은 옛날 살림이 넉넉하지 못했던 시절 결혼식, 장례식 등 큰일을 치르기 위해 상부상조하던 우리의 좋은 풍습이었지만 요즘은 ‘영수증 없는 청구서’로 불리고 있고, 이 축·부의금 때문에 버거워하는 현대인들이 많이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은 나조차도 축·부의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한다면 얼마를 해야 하는지 등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하물며 수년간 선거구민의 지지를 받으며 국가 및 지역사회를 위해 일해 온 정치인들이야 직장동료, 선·후배, 동창회와 향우회, 산악회 등 각종모임으로 그 인맥이 얼마나 넓을 것이며 축·부의를 해야 할 일이 오죽 많겠는가.

 

예전에는 학연·지연 등 유대관계를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의 ‘정’문화를 대표하는 축·부의금을 악용하여 손쉽게 지지 세력을 확보하려는 자가 많았고 이러한 돈 선거가 적잖게 있었다.

 

그리하여 돈 안 드는 선거문화 정착 및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고자 1997. 11. 14. 「공직선거법」에 정치인의 축·부의금 제공을 상시 제한하는 규정이 신설되었고 위반사례가 줄어들었지만, 불과 얼마 전에도 현직 시의원이 선거구민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제공하는 장면을 포착한 선거법위반 뉴스 보도가 있었다.

 

올해도 전국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일제히 정치인의 축·부의금 및 찬조금품 제공 특별 예방·단속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의 축·부의금 관련 위반행위가 아직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아직도 돈으로 유권자들의 표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고, 정치인과의 친분관계를 대단한 훈장처럼 여겨 집안의 위력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유권자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의식개선이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의식개선이 있어야한다. 법으로 아예 금지하고 있는 정치인에게 있어 축·부의금은 정말이지 ‘미풍양속이 아니라 불법’이다. 정 없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치인은 축·부의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치인은 선거구민의 축·부의금을 고민하고 결혼식 주례를 보러 다닐 시간이 있다면 주민·국민의 대표로서 그들의 진정한 요구가 무엇인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좀 더 의미 있는 고민을 하고 실행에 옮겼으면 한다.

 

일부 성숙하지 못한 유권자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의 축·부의금, 정치인 명의의 화환, 정치인의 주례사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정치를 불신하는 현 세태를 내 자식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생각이 아니라면 우리 후손들만큼은 깨끗한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줄 수 있는 결혼 선물이지 않을까? 정치인의 축·부의금 몇 푼에 우리 미래를 맡기는 우를 범하는 자는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치인도, 우리 유권자도 가장 큰 축하와 위로는 진심어린 마음이라는 진리를 잊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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