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경의 문화칼럼 13, 예술을 성과의 잣대로?
손남호 2013-04-0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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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취업률을 대학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 부실 대학을 가린다고 하였다. 교육의 질이 아닌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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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표로 예술대학들은 초상집 분위기가 되었다. 대학에서는 취업이 안 되는 예술계 학생들이 애물단지가 되었고, 가뜩이나 취업이 난제였던 예술대학은 더욱 난관에 부딪친 것이다. 예술계 졸업생들이 정식 직장, 그것도 4대보험이 되는 직장에 취업하기는 매우 어렵다.

 

예술인을 일반 직업인들과 동일한 잣대로 본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그들의 활동 무대는 공연장이나 전시장이지 사무실이 아니며, 창작과 열정이 씨앗이거늘 이들을 경제인으로 분류하여 성과를 따지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식한 발상이다. 예술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뿐만 아니다. 개인도, 기관도, 정부도 너무 성과 위주로 흐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래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부른다는 것을 모르나....

 

우리 국민이 원래 모방을 잘한다. 무엇이든 따라하는 것에는 탁월하다. 그러나 이제는 ‘추격의 시대’가 아니라 ‘추월의 시대’이며, 개성과 창의성이 없이는 결코 일인자가 될 수 없다. 창의성은 곧 예술에서 나오는 것이며, 점수로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성이 강한 사람은 교과서대로 살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나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회도 그 개성을 인정해 주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나라 전체의 교육이 입시 위주, 성과 위주로 흐르고 있음이 너무 안타깝다. 학생들의 개성과 창의성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경쟁과 점수로 평가하는 우리의 풍토는 길게 봐서는 오히려 학생들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예술대학마저 취업률이라는 잣대를 들이민다면 모두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가거나 예술가의 길을 포기하려 할 것이다.

 

예술가는 배가 고파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난해도 박수로 배가 부른 사람들이다. 그런데 4대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에 취업하라고 한다면 누가 예술가의 길을 갈 것인가.

 

개성이나 창의성을 무시한 예술가가 생명력이 있단 말인가. 이런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부모들마저 자녀들을 성적에 목매는 사람으로 키우려 한다. 아이들을 자꾸 자살로 내모는 것이 과연 누구인가.

 

괴짜도 인정받고, 자기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가 진정 건강한 사회이며, 발전 가능성이 있는 나라이다. 제발 예술가들에게 성과를 요구하지 마라. 문화 강국(文化 强國)으로의 길이 멀기만 하다.

 

윤혜경 / 음악 칼럼니스트, 뮤직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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