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장인자 2017-01-2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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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 말을 걸다

 

강 보 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추억
향수처럼 먼지처럼
뽀르르 속삭인다.
그 시절은 어디에 있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냄새
메주처럼 낙엽처럼
살포시 다가온다.
그 시절은 어디 갔느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흔적
접힌 자국 얼룩 자국
꼼지락하며 아는 체한다.
그 시절 그랬다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모습
사랑으로 그리움으로
청춘을 말한다.
그 시절 만나고 싶다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비밀
삼십 점 맞은 시험지
반으로 접은 구화폐 오백 원
그 시절이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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