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좀 들어 보렴
장춘란 2016-02-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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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말 좀 들어 보렴

 

                          이 재희

 

벚 나무야

오늘이 동짓날이란다.

그런데...이렇게 추운데

너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거니

 

좀 천천히 좀 날이 풀리면 준비해도 되지 않겠니

가을 옷 벗은 지 얼마나 된다고...

어느새 이렇게 꽃자리 잡아놓고

벗은 채 떨고 있는 거니

 

봄마다 우리를 눈부시게 하려고

이 고생을 해왔었구나

어쩌면 좋으냐 추위는 이제 시작인데...

오는 혹한을 어찌 견디려느냐

 

네가 좀 덜 예쁘더라도

마음 부시게 하지않아도

이 고생을 안했으면 좋겠구나

 

따스한 봄날

네가 해맑게 웃을 때

티 안내고 환히 웃어 줄 때

마음이 아리해져

 

같이 웃을 수 있을까

같이 웃어줘야 하는데...

내 말 듣고 있니?

벚, 벚 나무야.

동짓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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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동짓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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