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땔감/ 염재중
장인자 2024-04-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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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지게와 한몸이었다
그 긴 그림자와도

늦가을에서 초겨울 저녁 어름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런 손수레에
낮 동안 뛰놀던 아쉬움을 매어 달고 
우리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등짐과 
우리들의 따뜻한 겨울을 마중 가곤 했다

가쁜 숨소리 어둠에 묻혀 
저어기 먼 기척은 늦가을마다 
반복된 일상이 되었지만
그림자마저 사라진 들녘
쓸쓸했던 찬 기운을 
헛기침과 시린 손의 입김으로 견디어 낼 뿐

하루의 근심과
차곡히 쌓인 땔감들을 
침묵의 손놀림으로  
각자의 손수레에 옮겨 싣고 나면
낡은 고무신 아래 감기던
울퉁불퉁 자갈밭 길 냉기,
찬 이마까지 올라와 
고무바퀴 타고넘던 모난 돌부리는 
늘 내 몸과 반대로 덜컹대고
삐걱대던 소리의 무게가 버거울 때쯤

매케한 저녁연기 눈물 나는 
조평(鳥平) 마을길을 접어들곤 했다

 

 

출처: 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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