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이 시들면 / 외솔 강 보철
장인자 2024-04-13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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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그림자 짧아지면
늙은 노꾼
시들어가는 눈꽃에
엉덩이 들썩들썩
건너간 겨울 뒤적이는데

젊은 길손, 까짓거
한 발 한 발 떼어내는 걸음
미끌미끌, 부들부들 
쩌 저적 적, 쩍
털썩, 누구 없소...

건너야 하는데
저곳에 닿아야 하는데
조심조심, 등줄기 흐르는 땀
사방으로 기어가는 실금들
옴짝, 누구 없소 ...

바보, 등신, 쪼다
큰소리치던 허공으로 휘젓는 빈 손
고개 돌려, 누구 없소 ~
헐어버린 두 손 애원하며
눈꽃 한 방울 가슴 적신다.

 

 

출처:blog.naver.com/kbc0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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