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모종 / 손 거울 장인자 2023-08-10 12:18 가 본문내용 확대/축소 본문 모처럼 커텐 열고 햇님이 인사 하시는데연약한 연두 빛 몇 개 잎을 단 모종 한 포기꽃삽을 타고 있다 흰 실타래처럼 엉킨 애기 주먹만 한 뿌리덩이주어진 땅속에서 온몸을 지탱하고자 하는튼실한 결기, 생명의 신비를 본다 이 순간 삽 잡은 손이 파동을 느낀다내가 지금 생명을 다루는 구나삶과 죽음을 결정한다는 책임감이 손에 무겁게 다가온다 꽃도 열매도 기대 못하지만점점 사위어가는 햇살 고이 품으며 속살 갉아 먹으려는 붉은 해충들의 음모를강력한 푸른 겉잎으로 겹겹이 감싸며노오란 속살 채워 가리라 머리에 된서리 휘덮을 그날까지알찬 한 포기 만들어 맑은 하늘 아래세상에 내어 놓기를 흙 묻은 두 손 모은다 출처: (사)용인 문인협회 장인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목록 댓글목록 이전글 기도하는 마음 /심 웅석 23.08.29 다음글 남강 유등(流燈) / 배 종영 23.07.13